PROJECT2

EYES KNOW HOW: 눈을 가다듬는 방법

EYES KNOW HOW: 눈을 가다듬는 방법

CHAPTER.1

CHAPTER.1

01. 눈을 가다듬는 방법

우리, 찍힌 사진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사후적인 부연설명이 아니라 실질적인 현재형의 이야기. 내 사진이 읽힐 동안 나는 사진을 찍는다. 내 사진이 나체로 숭덩 걸리는 순간의 용기를 내되, 그 이후로 나는 뻔뻔하게 모른척 지금의 일과 씨름해야한다. 
사진은 인덱스이고, 흔적이고, 어쩌면 그래서, 닿을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아우라를 가진다. 그러나 우리는 판판한 종이가 아닌 말랑한 살덩이가 아닌가? 사진을 만드는 것은 종이가 아니다. 우리는 마음껏 구겨지고 움직이는 몸이다. 보폭 - 눈 - 판단력 - 손가락과 순간의 프레스다.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고, 만나고, 생각하고, 공부하며, 찍고, 현상하고, 고르고, 인화하고, 보여줄 수 있을까? 

총 10개의 챕터를 통해 사진을 보는 것부터, 찍기, 고르기, 인화/인쇄하기. 보여주기의 일련의 과정을 함께 공부해보고자 한다. 아주 작은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4월 14일, 논현역에서 eyeseateveryday 팀원들과 만났다. 해외에 거주중이신 대성님으로부터는 메일을 주고 받았다. 

민하 어쩌다가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태식 세 번의 기회가 있었던 것 같아요. 우선 유년기 시절 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집 앞에 사진관이 있었고 그 사진관 아저씨와 수다를 많이 떨다가 사진과 가깝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다음에 제가 집에 누나들이 많아요. 그래서 첫째 누나랑 11살 차이가 나는데 그때 누나들이 항상 미니홈피 꾸밀 시기였어요. 그래서 항상 저희 집에는 새로운 기종이 카메라가 있었어요. 제 나이 11살 차이의 누나가 쓰는 걸 제가 쓰다 보니까 제가 학급에서는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친구였어요. 세 번째로는 중학교 때 제 베프가 하시시박 작가의 친동생이었어요. 그래서 걔네 집에 놀러 가면은 패션 이야기, 요즘 사진 이야기, 필름 막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아 이 업계에 들어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그때였던 것 같아요. 

민하 신기하다. 기회가 진짜 되게 많았네요. 제가 처음 카메라를 든 기억은 그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가는데 슈퍼에 짭 일회용 필름 카메라가 있었어요. 이상한, 코닥 이런 데는 아니고 되게 이상한 일회용 필름 카메라가 있었어요. 근데 그거를 수학여행 가서 처음 찍어봤던 기억이 있고 그 뒤로 조금 필름이 재미있었나 봐요. 그래서 조금씩 찍다가 이제 제대로 시작하게 된 거는 대학교 들어가고 동아리에 들어가서 암실을 썼는데 암실이 너무 이상한 거예요. 사진을 보여주는 공간은 엄청 밝고 빛이 있어야 되잖아요. 근데 암실에는 빛이 하나도 허용이 안 된다는 것도 좋고, 그리고 그 안에서 엄청 촉각적인 기분이 들었어요. 뭔가 눈을 감는 것보다 더 안 보이니까 제가 원래도 예민한데 후각이랑 촉각이 너무 예민해지는 그런 시점이 있었고 그 인화를 할 때는 뭔가 그 이미지를 계속 보게 되는 게 너무 좋고 물에서 꺼내는 것도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저한테 약간 되게 홀리한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사진이 이렇게 태어나는 느낌? 다른 감각으로 뭔가 세상을 지각하는 느낌이 있었고 그래서 이미지라는 것에 되게 정을 붙였던 것 같아요.

대성 아주 오래 전 기억이에요. 1985년도. 부모님과 동물원에 갔을 때였는데  아버지께서 들고 계시던 카메라를 주시면서 어머니와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셨어요. 사람마다 그런 순간이 있지 않나요? 설명할 순 없지만 본능적으로 느끼는 순간들. 그건 ‹ 사진을 하고 싶다 › 라기 보다 ‹ 아, 난 사진을 할거야 › 라는 느낌이었어요.  그때가 그런 순간이었어요. 

경준 저는 중학생 때 아버지한테 디지털 카메라를 사달라고 엄청 조른 기억이 있어요. 가격도 기억이 나. 23만 4천 원이에요. 24만 원인가 23만 원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 글도 쓰고 싶었고 음악도 하고 싶었고 이것저것 하고 싶었는데 제가 성격이 급하니까 뭐 만들자마자 바로 나오는 게 사진이었거든요. 그래서 사진을 좀 관심을 가지고 종종 찍다가 고등학교 때 교환 학생을 갔는데 거기 학교에 암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학교 수업 중에 흑백 사진 수업이 있어가지고 그때 암실 수업을 하면서 조금 더 관심 가지고 있다가 그때 이후로 종종 사진 학교에 사진 수업이 있으면 듣고 뭐 이런 거 하다가.. 근데 그때는 계속 꿈이 사진 하고 이러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냥 좋아하는 취미 정도였고 대학교 3학년 때 좀 정신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그때 뭐라도 안 하면 안좋을 것 같아서 그나마 할 줄 아는 게 사진 같아가지고 (하게 됐어요.)

태식 둘 다 암실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민하 맞아요. 대학교 때 사진 찍게 된 것도 저는 그 시골에서 한 20년을 살다가 올라왔는데 되게 이상했거든요.
뭔가 그 뿌리가 흔들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는 친구들도 막 10년 이상 안 친구, 집도 이사를 한 번도 안 가보고 항상 똑같은 애들이랑 똑같이 학교에 다니던 그런 아이였는데 서울에 올라오니까 너무 다르고 억울하고 뭔가 되게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느낌이 있었어요. 근데 그때 사진을 많이 찍었던 것 같아요. 

경준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지금은 주제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훨씬 많지만 그때는 주제 그런 거 없이 그냥 해소하는 느낌으로 찍고 보면 뭔가 제 기분을 실체화해서 보는 느낌이 들어서 그러면 덜 외로웠던 것 같아요.

민하 그러면은 그때 이제 사진을 시작하고 나서 어떻게 좀 공부를 했는지 어떻게 사진이 늘게 됐는지 좀 얘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민하 사진을 어떻게 공부했나요? 

태식 아까 이야기한대로 어렸을 때부터 뭔가 그 사진이랑 친해지는 계기들이 좀 생겼던 것 같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어머니가 저한테 백과사전을 사줬었어요. 그래서 백과사전에 있는 그 사진을 여러 번 보는 행위로 시작을 했고 집에 있는 걸 여러 번 보다 보니까 도서관을 갔어요. 집 앞에 있는 도서관에서 사진이 나온 책들을 찾아서 여러 번 봤던 기억들이 있어요. 근데 그때는 뭔가 그 예술 서적 이런 것들이 도서관에 많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봤던 걸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건 (제가) 공부를 했으면 좋겠는 친구였거든요. 그래서 도서관 갈게 이러고 저는 사진책만 계속 봤던 것 같아요. 공부를 안 하고 그런 식으로 해서 더 친해진 계기가 되지 않았나.

민하 그 때 무슨 책이었는지 기억 나세요?

태식  그때 기억을 하면은 오히려 한국 책이었던 것 같아요. 김중만의 아프리카 이야기, 막 조선희의 해외 여행기, 이런 에세이 포토북들이었고 그런 데는 오히려 지금처럼 사진 예술 서적보다는 그런 에세이들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경준 배두나 에세이 

태식 맞아 맞아 맞아 

민하 그거 너무 귀엽던데

01. 눈을 가다듬는 방법

우리, 찍힌 사진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사후적인 부연설명이 아니라 실질적인 현재형의 이야기. 내 사진이 읽힐 동안 나는 사진을 찍는다. 내 사진이 나체로 숭덩 걸리는 순간의 용기를 내되, 그 이후로 나는 뻔뻔하게 모른척 지금의 일과 씨름해야한다. 

사진은 인덱스이고, 흔적이고, 어쩌면 그래서, 닿을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아우라를 가진다. 그러나 우리는 판판한 종이가 아닌 말랑한 살덩이가 아닌가? 사진을 만드는 것은 종이가 아니다. 우리는 마음껏 구겨지고 움직이는 몸이다. 보폭 - 눈 - 판단력 - 손가락과 순간의 프레스다.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고, 만나고, 생각하고, 공부하며, 찍고, 현상하고, 고르고, 인화하고, 보여줄 수 있을까? 

총 10개의 챕터를 통해 사진을 보는 것부터, 찍기, 고르기, 인화/인쇄하기. 보여주기의 일련의 과정을 함께 공부해보고자 한다. 아주 작은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4월 14일, 논현역에서 eyeseateveryday 팀원들과 만났다. 해외에 거주중이신 대성님으로부터는 메일을 주고 받았다. 

민하 어쩌다가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태식 세 번의 기회가 있었던 것 같아요. 우선 유년기 시절 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집 앞에 사진관이 있었고 그 사진관 아저씨와 수다를 많이 떨다가 사진과 가깝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다음에 제가 집에 누나들이 많아요. 그래서 첫째 누나랑 11살 차이가 나는데 그때 누나들이 항상 미니홈피 꾸밀 시기였어요. 그래서 항상 저희 집에는 새로운 기종이 카메라가 있었어요. 제 나이 11살 차이의 누나가 쓰는 걸 제가 쓰다 보니까 제가 학급에서는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친구였어요. 세 번째로는 중학교 때 제 베프가 하시시박 작가의 친동생이었어요. 그래서 걔네 집에 놀러 가면은 패션 이야기, 요즘 사진 이야기, 필름 막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아 이 업계에 들어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그때였던 것 같아요. 

민하 신기하다. 기회가 진짜 되게 많았네요. 제가 처음 카메라를 든 기억은 그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가는데 슈퍼에 짭 일회용 필름 카메라가 있었어요. 이상한, 코닥 이런 데는 아니고 되게 이상한 일회용 필름 카메라가 있었어요. 근데 그거를 수학여행 가서 처음 찍어봤던 기억이 있고 그 뒤로 조금 필름이 재미있었나 봐요. 그래서 조금씩 찍다가 이제 제대로 시작하게 된 거는 대학교 들어가고 동아리에 들어가서 암실을 썼는데 암실이 너무 이상한 거예요. 사진을 보여주는 공간은 엄청 밝고 빛이 있어야 되잖아요. 근데 암실에는 빛이 하나도 허용이 안 된다는 것도 좋고, 그리고 그 안에서 엄청 촉각적인 기분이 들었어요. 뭔가 눈을 감는 것보다 더 안 보이니까 제가 원래도 예민한데 후각이랑 촉각이 너무 예민해지는 그런 시점이 있었고 그 인화를 할 때는 뭔가 그 이미지를 계속 보게 되는 게 너무 좋고 물에서 꺼내는 것도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저한테 약간 되게 홀리한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사진이 이렇게 태어나는 느낌? 다른 감각으로 뭔가 세상을 지각하는 느낌이 있었고 그래서 이미지라는 것에 되게 정을 붙였던 것 같아요.

대성 아주 오래 전 기억이에요. 1985년도. 부모님과 동물원에 갔을 때였는데  아버지께서 들고 계시던 카메라를 주시면서 어머니와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셨어요. 사람마다 그런 순간이 있지 않나요? 설명할 순 없지만 본능적으로 느끼는 순간들. 그건 ‹ 사진을 하고 싶다 › 라기 보다 ‹ 아, 난 사진을 할거야 › 라는 느낌이었어요.  그때가 그런 순간이었어요. 

경준 저는 중학생 때 아버지한테 디지털 카메라를 사달라고 엄청 조른 기억이 있어요. 가격도 기억이 나. 23만 4천 원이에요. 24만 원인가 23만 원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 글도 쓰고 싶었고 음악도 하고 싶었고 이것저것 하고 싶었는데 제가 성격이 급하니까 뭐 만들자마자 바로 나오는 게 사진이었거든요. 그래서 사진을 좀 관심을 가지고 종종 찍다가 고등학교 때 교환 학생을 갔는데 거기 학교에 암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학교 수업 중에 흑백 사진 수업이 있어가지고 그때 암실 수업을 하면서 조금 더 관심 가지고 있다가 그때 이후로 종종 사진 학교에 사진 수업이 있으면 듣고 뭐 이런 거 하다가.. 근데 그때는 계속 꿈이 사진 하고 이러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냥 좋아하는 취미 정도였고 대학교 3학년 때 좀 정신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그때 뭐라도 안 하면 안좋을 것 같아서 그나마 할 줄 아는 게 사진 같아가지고 (하게 됐어요.)

태식 둘 다 암실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민하 맞아요. 대학교 때 사진 찍게 된 것도 저는 그 시골에서 한 20년을 살다가 올라왔는데 되게 이상했거든요.
뭔가 그 뿌리가 흔들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는 친구들도 막 10년 이상 안 친구, 집도 이사를 한 번도 안 가보고 항상 똑같은 애들이랑 똑같이 학교에 다니던 그런 아이였는데 서울에 올라오니까 너무 다르고 억울하고 뭔가 되게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느낌이 있었어요. 근데 그때 사진을 많이 찍었던 것 같아요. 

경준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지금은 주제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훨씬 많지만 그때는 주제 그런 거 없이 그냥 해소하는 느낌으로 찍고 보면 뭔가 제 기분을 실체화해서 보는 느낌이 들어서 그러면 덜 외로웠던 것 같아요.

민하 그러면은 그때 이제 사진을 시작하고 나서 어떻게 좀 공부를 했는지 어떻게 사진이 늘게 됐는지 좀 얘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민하 사진을 어떻게 공부했나요? 

태식 아까 이야기한대로 어렸을 때부터 뭔가 그 사진이랑 친해지는 계기들이 좀 생겼던 것 같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어머니가 저한테 백과사전을 사줬었어요. 그래서 백과사전에 있는 그 사진을 여러 번 보는 행위로 시작을 했고 집에 있는 걸 여러 번 보다 보니까 도서관을 갔어요. 집 앞에 있는 도서관에서 사진이 나온 책들을 찾아서 여러 번 봤던 기억들이 있어요. 근데 그때는 뭔가 그 예술 서적 이런 것들이 도서관에 많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봤던 걸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건 (제가) 공부를 했으면 좋겠는 친구였거든요. 그래서 도서관 갈게 이러고 저는 사진책만 계속 봤던 것 같아요. 공부를 안 하고 그런 식으로 해서 더 친해진 계기가 되지 않았나.

민하 그 때 무슨 책이었는지 기억 나세요?

태식  그때 기억을 하면은 오히려 한국 책이었던 것 같아요. 김중만의 아프리카 이야기, 막 조선희의 해외 여행기, 이런 에세이 포토북들이었고 그런 데는 오히려 지금처럼 사진 예술 서적보다는 그런 에세이들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경준 배두나 에세이 

태식 맞아 맞아 맞아 

민하 그거 너무 귀엽던데

추억의 배두나 에세이

태식 그게 조금 어렸을 때랑 학생 때니까 본격적으로 찍은 게 저는 고등학생 때 였던 것 같은데 그게 본격적으로라고 하는 얘기가 뭐냐면 옷도 좋아하고 카메라도 좋아하다 보니까 제가 그 카메라를 들고 뭐 출사를 간 게 아니고 무신사 스트리트 사진 포토그래퍼 이런 걸로 스냅 사진을 찍기 시작을 했었어 가지고 그때 한 장 갖다주면 5천 원을 주셨어요. 근데 그때는 건강하잖아요. 젊고 그러다 보니까 주말에 한 25명씩 찍어 갔던 것 같아요. 그러면은 그 사람들의 연락처들도 받고, 그걸로 수익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보면은 처음으로 사진으로 외부 활동을 하는 게 그런 식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민하 헐 신기하다.

태식 그게 이제는 고 2-3? 엄마가 공부하라고 그러니까 주말에 맨날 도서관 가는 척했죠. 

민하 대박이다. 진짜 약간 좀 더 부딪히면서 배운 스타일인 것 같아요. 

태식 그렇게 되나요? 그래서 (저한테는) 자연스러웠어요. 이게 뭔가 공부로 이루어졌던 느낌보다는 그래서 이 카메라(민하가 들고온 Canon EOS 8R)가 되게 반가운 게 그때 썼던 게 이제 캐논 450D 이런 거였거든요. 한 50만원에서 60만원 했던 것들인데 그런 식으로 그냥 제일 싼 카메라부터 하나씩 하나씩 하나씩 했던 것 같아요. 그게 이제 더 집중적으로 했던 시기이지 않았을까

무신사 스트릿 포토 활동 당시 태식님의 사진

민하 태식한테는 항상 사람이 있는 게 신기해요. 결국 사람 사람 때문에 시작하고 사람으로 늘고 이렇게

경준 나랑 정반대인 거 아니야? 

민하 아니 근데 진짜 도움 많이 됐겠다. 그 무신사 포토 너무 저한테 지금 필요한 훈련인 것 같다. 

태식 오히려 지금은 어려운 것 같은데 그때는 뭔가 이유가 있잖아요. 옷이 멋있으니까. 이유가 있어서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때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않았을까.

민하 맞아. 그때 알게 되고 지금도 아는 사람 있어요?

태식 너무 많아요. 진짜 그때 알게 된 친구들도 지금 많이 연락하고 거의 다 그때 알던 친구들이에요.

민하 저는 전시가 컸던 것 같아요. 저는 뭔가 엄청 단순하고 물질이, 물성이 너무 중요하고 제가 그런 경험을 하는 게 너무 중요해서 전시를 좀 좋아했던 것 같아요. 요즘은 많이 못 봐서 좀 아쉬워요. 한동안은 진짜 일주일에 두 개씩은 봤던 것 같거든요. 제일 기억에 남는 거는 그 한아(민하의 베스트 프렌드)랑 토르비욘 로드란드의 전시를 한국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때가 너무 재밌었어요. 그때 사진도 좋았지만 그냥 전시를 보러 가면은 그날 약간 안 가던 동네 가고 주변 보고 이거 자체가 저한테는 미니 서울 여행처럼 느껴져서 20대 초중반 때 전시를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경복궁을 가거나 을지로 쪽을 가면 미술관들이 다 모여 있으니까 저거 보고 걸어서 이거 보고 걸어서 이거 보고 약간 이런 식으로 그런 루트를 소개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TAXA SEOUL에서 열렸던 토르비욘 로드란드의 전시

경복궁 일대 전시공간: https://naver.me/F7FxvO6r

을지로 일대 전시공간 : https://naver.me/F7FxvO6r 

민하 저는 사진 편집도 싫어하지만 온라인 서치도 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약간 발로 뛰면서 많이 공부했던 것 같아요

태식 온라인 서치가 싫은 건 뭐예요?

민하
뭔가 몸이 가만히 있는 게 너무 재미가 없어요. 약간 싫어요. 근데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가끔 그냥 갑자기 새벽에 약간 내림 받아서 볼 때가 있어요. 갑자기 막 찾아볼 때는 있는데 그거 말고는 몸으로 보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사진에 빠지게 된 것도 암실에서 같은 이미지 여러 번 볼 때 새롭게 보이는 게 있었거든요. 뭐 귀퉁이에 내가 못 본 뭔가가 있다거나 그래서 뭔가 미술관에 가서 봤을 때 그렇게 종이로 봤을 때가 유의미한 것 같아요. 

대성 처음에 저에게는 사진이 공부해야겠다라는 대상은 아니었어요. 사진을 찍는 것이 하나의 놀이였어요. 중학교 2학년 부터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다녔어요. 그런데 심지어 필름도 넣지 않았고, 필름을 넣어도 굳이 현상을 하고 인화를 해서 다시 보지도 않았어요. 그 행위 자체를 즐겼던 것 같아요. 그 후 고등학교에 들어가 사진반에 들어가면서 뭔가 좀 더 진지하게 사진을 찍었던 것 같아요. 모순적인 것은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면서부터 사진이 전혀 즐겁지가 않았다는 거죠. 

지금도 많은 사진들을 보고 사진을 찍지만 내 중심은 여전히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에 많이 집중돼요. 한가한 날이면 여전히 카메라를 들고 어슬렁 시내를 거닐어요.  단순히 걷다가 마주치는 풍경 혹은 사물들이 내 시선을 끌어 당길 때 셔터를 누릅니다. 그 자체가 여전히 놀이이기도 하고 여전히 재미를 느껴요. 그것이 굳이 작업으로 연결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순간 만큼은 내 세상에서 놀고 쉬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시간들이 조금씩 조금씩 내 시선을 넓히거나 혹은 여러가지 생각에 빠지게 하거나 잊었던 감각들을 일깨워 줄 때가 있죠. 

경준  저는 전시를 엄청 안 좋아해서 일단 나가는 게 싫어요. 사진전시도 의무감으로 약간 민하님이 온라인 의무감으로 보는 것처럼 저는 사진전을 의무감으로 보거든요. 전시 공간에 가는 것도 근처 걷는 것도 그냥 굳이 인데 저는 그래서 책을 좋아해요. 혼자 도서관에 책 보는 거. 어떻게 훈련을 했었냐면 운동을 오래 하면 계속 강조하는 게 메타인지거든요. 자기가 지금이 어느 레벨인지 계속 알아야 된단 말이에요. 그래야지 선수가 코트에서 뛸 때 자기가 할 몫을 하기 때문이에요. 처음 했던 게 저는 선수 하는 것처럼, 운동하는 것처럼 사진을 하루에 500장 찍어야 된다고 정하고 100장 셀렉해서 제가 목표했던 사진가랑 같이 비교하고. 농구도 똑같거든요. 자기 동작 하나 연습하려면 몸에 익히려면 몇천 번 연습해야 돼. 근데 그 동작 몇천 번 연습한다고 바로 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 동작하는 거를 연습하고 영상을 찍어요. 그리고 그 자기 영상이랑 프로랑 비교해서 비슷할 때까지 연습을 올려요. 그냥 그걸 사진에도 똑같이. 사진 찍고 제가 좋아하는 사진 책에 있는 사진이랑 비교해서 어떻게 뭐가 다른지 분석하고 비슷해질 때까지 다시 찍고 다시 찍고 다시 찍고 이거를 한 6개월에서 1년 맨날 했습니다. 사진 찍고 사진 서점이나 도서관 가서, 사진 찍고 계속 반복. 이거가 제 훈련법 그리고 지금도 뭔가 모자라다는 느낌이 들 때 계속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경준이 농구연습할 때 찍었던 영상들

민하 근데 이렇게 다 너무 다른 게 신기해요. 그럼 이걸 한 번 물어볼게요. 그때 방식이 지금도 유효한지 지금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해요. 예를 들면 경준 님은 책을 보고 공부를 했는데 그럼 요즘도 그 방식을 쓰고 있는지?

경준  지금은 전혀 다른 것 같은 게 그때는 알파벳도 못 쓰는 그런 수준이라서 그렇게 했던 것 같거든요. 근데 지금은 내가 그래도 원하는 문장 정도는 쓸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그 문장에 어떤 이야기를 담는 건지가 저한테 지금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처럼 막 운동하듯이 차력쇼 하듯이 막 열심히 찍지 않고 그 시간에 뉴스나 리서치나 책을 더 보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어떻게 찍고 싶은지는 이제 대답은 알거든요. 어떤 미감으로 나올지. 근데 그 미감 안에 어떤 이야기를 넣고 싶은지가 저한테 지금 중요한 것 같아서 사진 공부하는 것보다는 사회,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더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 

민하 근데 최근에는 좀 더 뭔가 이미지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겠다, 사진이 안 느는 것 같다 했잖아요.

경준 그거는 어떻게 내가 약간 정반대인 거, 아예 저가 전혀 안 찍는 사진도 해보고 싶어서. 그거는 제가 하던 방식으로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때처럼 사진 책을 보고 공부하고 그래서 아예 다른 아트폼이라고 해야할까 영화를 보고 비슷한 사진을 찍는다거나 이런 거는 따로 연습하고 있는데 근데 이거는 제가 말을 할 수가 없는 게 아직 성과로 나온 게 없어요. 연습을 하고 있는 과정이긴 한데 이게 좋은 건지 맞는 건지 모르겠고 아직 저도 납득이 안 돼서.. 다른 것들은 말할 수가 있는 게 결과가 나왔거든요. 증명이 됐고 저도 만족하고 이렇게 사람들도 좋아하고. 근데 지금 하고 있는 거는 잘 모르겠어요. 잘 하고 있는 건지.

민하 어떤 거 하고 계세요?

경준  연출 사진 예로 치면 저는 예전에는 이런 (다큐멘터리) 책들만 보고 다큐베이스니까 일단 조명 같은 거 하나도 안 쓰잖아요. 지금은 조명만 완전 정적인 사진만 찍는데 그런 영화의 한 장면을 똑같이 따라하는 모습을 찍는다거나 그런 걸 연습해 본 적 있어요. 빛도 따라 해보고. 예전에는 그냥 주제를 정해놓고 뭐 못섬이라고 치면 가서 이렇게 이야기를 따라가서 찍는 거였는데 제가 지금 이제 이야기를 만드는 것들을 해보고 싶어서.

태식 근데 예전에도 뭘 하나를 비슷할 때까지 한다고 했는데 그 방식은 그대로 하는 그런 거네요.

경준 그럴 수도 있겠다

민하 맞아

태식 거의 인간병기. 될 때까지 한다.

민하
태식 님은 어때요? 요즘도 사람들을 통해서 뭔가 많이 배웠어요? 

태식 그렇죠. 그래서 지금도 미감적인 부분도 그 운동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러니까 얼마큼 보는지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저는 엄청 많이 보긴 보는 것 같아요.

민하 어떻게 봐요? 

태식 이것저것 다양한 방면으로 보는데 옛날에 뭐 우스갯소리를 왜 이렇게 인스타만 해라고 그러니까 인스타를 왜 이렇게 많이 해라고 물어보거든요. 근데 볼 게 너무 많아요. 인스타 속에. 그래서 저는 하루에 스크랩도 막 30개 50개씩 하고 그래서 인스타그램 스크랩 분류가 되게 잘 돼 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사진 방향, 조명, 그다음에 꿀팁 약간 이런 식으로 해서 맛집 뭐 이런 식으로 엄청 세밀하게 그렇게 분배되어 있는 것 같아요.

태식의 인스타그램 저장 목록

민하 최근에 좀 인상적이었던 온라인 작업도 있으세요?

태식 요즘 또 관심 갖고 있는 게 공연 사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알고리즘에 공연 사진이 좀 많이 뜨는데 (소개하고 싶은) 작가들 한 3명 정도가 있거든요. 근데 이 공연 사진이 좋았던 게 현장감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뭔가 아직 한국에서 제가 의뢰를 받고 사진 찍었을 때는 공연 사진이어도 아티스트가 예쁘게 나오는 걸 좋아하거든요. 근데 이 공연 사진은 그것보다는 현장감과 그 아티스트의 역동감을 주로 다루는 이야기를 다루는 것 같아서. 

민하 그리고 관객 사진이 되게 많네요.  

태식 그쵸. 그래서 이 공연을 가고 싶다라고 생각이 들어요.

태식 그 다음에 요거는 필름을 고수하면서 패션 사진의 현역에 있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 필름이 너무 좋지만 부담되고 디지털로 구현을 잘 할 수 있는데 필름을 아직까지 써야 되는 이유가 뭘까라고 계속 고민을 하면서 이런 사진들을 보면 멋있는 거죠. 필름의 물성을 가지면서 요즘 이야기를 하는 그런 매력이 너무 좋아서. 옛날의 방식을 선택하고 있지만 이야기는 요즘 것들이 있는 게 너무 좋은 거예요.

태식 그리고 요거는 그냥 사이튼데 되게 체계가 잘 되어있다고 해야 되나 사진 작가들로 이렇게 테그가 돼 있기도 하고 아니면 예를 들어서 이 사진을 클릭을 해보면 되게 많은 키워드들이 있어요. 그다음에 비슷한 이미지도 이렇게 나열해 주거든요. 그래서 이게 홈페이지 자체가 잘 돼 있는 것 같아요. 막 예를 들어 이게 블루 이렇게 치면 블루와 관련된 사진들이 나온다거나. 근데 이게 핀터레스트가 아니고 다 전문 사진 작가들이 찍은 이미지인데 너무 좋아.

민하 저는 요즘 온라인으로 뭘 보냐면 요즘 약간 설치된 거를 많이 보거든요. 설치 미술 그러니까 사진인데 그게 설치된 방식에 대해서 되게 많이 보고 있는데 졸업전시 설치를 하면서 그때 재밌었고 저는 설치를 하는 것도 그러니까 설치라는 게 결국 이 공간에 어떤 재질의 어떤 거, 어떤 크기 이걸 정하는 건데 그게 되게 사진 찍는 거랑 비슷한 것 같은 거예요. 같은 프레임 내에서 조율하는 거니까.

민하 그리고 저는 아까 전시 얘기했잖아요. 갑자기 생각난 게 그 우뚜기라는 계정 아세요? 전시랑 그 주변 맛집을 같이 소개하는 계정인데 그런 것도 전시 찾을 때 도움이 되어요. 

태식 민하님한테는 그 행위 자체가 놀고 약간 여행하고 힐링 그런 느낌이구나

민하 맞아요. 

민하 그리고 저는 경준님한테 신기했던 게 온라인 서치를 진짜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진짜 많이. 뭔가 저는 그 꿀팁을 좀 알고 싶어서. 시작을 어떻게 하는지?

경준 제가 좋아하는 어워드들이 있거든요. 제가 지원하는 어워드 거기 수상작들을 싹 다 봐요. 그 다음에 그 사람 작가 인포에 들어가 작가 홈페이지 들어가거든요. 그러면 그 사람 인포에 들어가면 그 사람이 또 수상한 다른 어워즈들이 있어요. 그러면 다시 그 어워즈에 들어가서 수상자 들어가요. 그 사람들 들어가서 또 그 작가의 인포 들어가요. 무한 반복. 근데 이걸 너무 많이 해서 이제는 다 알거든요. 어떤 어워드가 있는지 그래서 요즘은 오히려 더 작은 웹 매거진 아니면 진 같은 거 만드는 사람들, 작은 출판사들에 더 들어가는 거 같아요.

민하 그러면 이제 나만의 뭔가 교과서나 제일 도움이 됐던 이론가나 사진가에 대해서 얘기해 주세요.

경준 이 책, 알렉소스.

경준 두 분은 막 여러 군데 가고 이런 걸 좋아하는데 저는 한 군데 머무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이 책을 100번 넘게 봤거든요. 그래서 막 순서도 외우고 사진도 외우고 이렇게 한단 말이야. 어차피 한 사람만 공부해도 평생 공부 못하는데 100명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한 사람만 깊게 파도 평생 못 따라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서 좋아하는 작가 생기면 그 사람 작업만 한 달 두 달 계속 보는 것 같아요. 그냥 제 걸로 가져올 수 있을 때까지 

민하 진짜 신기하다 (나는) 너무 질려서 못볼 것 같아 

태식 농구 기술 보듯이

경준 응 근데 그 기술을 자기 몸에 익히려면 그렇게 하라고 배웠거든요. 그리고 그게 엄청 자연스럽게 나오려면 더 더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또 봐야 돼요. 전 주기적으로 봐요. 이 책을 그때 처음 시작했을 때도 많이 봤지만 지금도 1년에 몇 번씩은 다 돌아가서 봐요. 

태식 그럼 그때마다 새로운 시선이 생기겠네요.

경준 맞아. 처음에는 인물이 좋아서 봤는데 나중에는 정물이 좋아서 보기도 하고 못 봤던 것들 계속 보니까

민하 특히 이 책인 이유가 있어요?

경준 제가 취향이 잘 없다 보니까 그때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니까 검색을 했었거든요. 역사에 남을 사진 책 이런 거에 이게 항상, 항상 있더라구요. 그리고 이 책이 항상 그거 품절 뭐라고 해야지 도서관에서 대여 중이었어요. 그래서 뭐길래 이런가 하고 처음 봤는데 진짜 별로였거든요. 맨 처음에 읽었을 때. 이걸 왜 좋아하는거야? 근데 그게 조금 화가 났어요. 다 좋다고 하는데 내가 이해를 못해서 안 좋은 건가 싶어서 그래서 오기로 좀 한 10번 넘게 봤던 것도 있어요. 그리고 그때는 카메라 이런 것도 몰라서 이게 대형으로 찍은 건지도 몰랐어요.

민하  근데 그럼 딱 좋았던 순간은요?

경준 순서. 시퀀싱 이런 것들. 좀 저는 사진을 개별로만 좋아했었거든요. 예로 들면 이 사진 뒤에는 십자가가 나오거든요. 이런 식으로 이런 것들 그러니까 개별로 찍은 사진들인데 책으로 뭉쳤을 때 이야기가 되는 것들이 그때 이 책을 보면서 처음 느꼈어요. 사진도 이야기가 될 수 있구나 서사가 있는 거.

민하 경준은 책으로 배워서 책에 대한 욕심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경준 훨씬. 전시에는 크게 관심 없고 좋은 책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그득그득한 거.

대성 프로젝트 마다 각기다른 레퍼런스를 가지긴 하는데 천성적으로 고요하고 정리된 이미지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요. Alec Soth부터 Gregory Halpern, Yann Gross 등 설명보다는 사진 자체와 시퀀스만으로 이야기하는 작업들을 좋아해요. 그리고 반대로 아주 재밌거나 유쾌한 작업을 좋아합니다. Christian de Middel 그리고 Joan Fontcuberta. 같은.

사진책으로는 Phenomena (https://www.andrefrereditions.com/en/books/photography/phenomena/). 

보통 리서치 작업은  내용이 따분하거나 이미지가 너무 직설적이고 보고서의 참조 이미지 같은 것들이 많아서 그냥 보고서라고 하지 종종 이걸 왜 사진책이라고 부르는지 신기할 정도의 작업도 많아요. 그런데 이 사진책은 다루기 방대한 미국의 UFO 신드롬을  리서치 부터, 이미지의 은유적 접근법, 이미지의 밀도, 형식에 맞는 텍스트의  편집과  종이의 선택 등 세련됨이 철철 넘쳐요. 한국에서는 정말 드문 형식의 작업이기도 하구요. 

민하 저는 아주 촉감적인, 토르비욘 로드란드의 사진들을 좋아하고, 에르빈 부름과 같은 유머러스한 작업도 좋아해요. 여성 듀오인 패신도 좋아하고, 알렉산드라 상귀네티가 지닌 픽션과 팩트를 오가는 방식도 흥미로워요. 최근에는 유형학적 사진과 패션사진의 유사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딕스트라의 사진을 보고 있어요. 처음 사진을 시작할 때는 《사진 찍는 것인가 만드는 것인가?》라는 책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어요. 5개월 간의 여행을 떠날 때 이거 한 권만 교과서처럼 들고 다니며 공부했는데, 여기서 작가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일종의 교과서?

언급된 작가 홈페이지 / 작업물을 볼 수 있는 웹페이지 방문하기

Alec Soth https://alecsoth.com/photography/ 
Gregory Halpern http://www.gregoryhalpern.com/ 
Yann Gross https://yanngross.com/ 
Christian de Middel https://lademiddel.com/ 
Joan Fontcuberta https://www.macba.cat/en/actor/joan-fontcuberta/ 
Torbjørn Rodland https://www.davidkordanskygallery.com/artist/torbjorn-rodland 
Erwin Wurm https://www.erwinwurm.com/ 
ffasiwn https://bleakfabulous.com/ 
Alexandra Sanguinetti https://www.magnumphotos.com/photographer/alessandra-sanguinetti/ 
Rineke Dijkstra https://www.moma.org/artists/8139-rineke-dijkstra#works 

추억의 교과서…

민하 태식님한테 제일 많이 공부가 된 이론가나 사진가나 교과서나 그런 게 있는지?

태식 정연두 작가의 에버그린이라고 특히 그랬거든요. 그래서 되게 자기랑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소한 이야기로 자기 작업을 또 할 수도 있구나 멋있다 뭐 이런 것들이랑 김아타라고 있어요. 김아타의 뮤지엄 프로젝트도 그랬고 그 다음에 김아타 책 중에 백정의 미학이라고 있거든요. 백정의 미학 이런 거를 보면서 단순히 사진을 사진을 좋아했던 사람이었다가 작업을 하고 싶은 사람으로 바뀌었던 계기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민하 태식님은 제일 공부가 많이 됐던 전시가 있었어요?

태식 공부가 많이 됐던 전시라고 말씀하시면 지금 생각해 봤을 때 고등학생 때 봤던 하시시박 작가의 전시였는데 저도 물론 뭐 사진을 보는 것도 있었는데 그게 왜 특별했냐면 문래동에 있는 3층짜리 4층짜리 건물에서 했거든요. 안에가 이제 공실이었고 허물어지는 건물에서 진행했었고 각 방마다 각 포토그래퍼들이 위치해 있었고. 그때 이제 기억나는 작가가 하시시박 그다음에 레스 포토 뭐 이런 사람들이 있었고 옥상에서는 포토그래퍼들이랑 친구들이 맥주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 그다음에 하시시박 작가 전시 중에 어떤 폐공장에서 하는데 밴드가 공연을 하고 바텐더들이 있었고 사진 판매를 즉석에서 하는데 그 프린트하면 롤로 프린트가 되잖아요. 그걸 누가 구매하면 그냥 그걸 가위로 잘라서 말아서 이런 퍼포먼스까지 봤었던 기억이 있고 이게 어떻게 보면은 또 유년기 시절에 저한테 또 신선한 충격이었던 거죠.

그래서 저도 경준작가님이랑 저랑 둘이서 Men Don’t Cry 전시를 한 번 연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술과 음악을 준비했고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고 그랬던 것 같아요.

민하 확실히 뭔가 되게 축제같은. 

태식 맞아요. 뭐 항상 그러기엔 좀 어려울 수 있어도 오프닝 이럴 때는 그런 거 커뮤니케이션 장을 여는 걸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요. 되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했어요.

민하 전 태식님이 아직도 사람을 좋아하시는 게 부러워요. 뭔가 제가 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되게 많은 사람을 만났고 경험을 했는데도 아직도 뭔가 사람도 좋아하고 사진도 좋아하는 게 아까도 그 오래 좋아하는 거에 대해서 얘기했잖아요. 근데 그게 진짜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위해서 노력하신다는 거는 이제 처음 알게 된 거죠. 태식님은 왜 전시를 열 때 조금 더 파티같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에 관심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태식 어떤 것을 홍보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입소문이라고 생각해요.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순간, 하나의 작품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경험, 그리고 오프닝 퍼포먼스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인상까지 이러한 경험이 사람에게 깊게 남는 순간,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는 ‘입’이 늘어난다고 봐요. 결국 중요한 것은 경험을 남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함께 좋다고 말해줄 사람들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오프닝 파티나 커뮤니티 기반의 접근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민하 사진 외에 사진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나요?

경준 적어놨는데 쭉 읽을게요. 사진 기술은 초반에 집중해서 노력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 찾아내는 것 그 이야기가 왜 세상에 필요한지 왜 나만 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 이유와 설득력을 갖추는 것 스스로 계속 돌아보고 반성하는 자세. 마음 아픈 소식에 계속 마음 아파하고 세상이 아무리 엿같더라도 정서적으로 변하지 않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고 어렵다고 생각함. 하기 싫고 어려운 일만 골라서 하면 사진을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기 본능이랑 반대로 가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나 오늘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데 라고 하는 게 본능이면 밖으로 나가서 사진 찍으면 되는.

민하 저랑 반대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거 가야 돼. 저는 본능대로 가야 돼요. 왜냐하면 직감이라는 게 내 수많은 데이터와 내 유전자에 쌓인 이제 선조들의 선택이 만든 어떤 빠른 판단이다. 그래서 직감을 믿어야 된다

경준 일단 직감과 반대로 가자 나를 나를 믿지만 나를 항상 혹독하게 다뤄라 하기 싫은 거 해라

민하 태식 님도 궁금해요. 사진 외에 사진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있다면?

태식 저는 취향 기르기라고 써왔거든요.

경준 이것도 진짜 있는 것 같아 

태식 응 이것도 어떻게 보면은 경준님이 말씀하신 거랑 반대인데 그렇다고 또 방금 민하님이 말씀하신 거랑 조금 다른 게 뭐냐면 취향이 있어야 나중에도 안 변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결국 점점 느끼는 건 뭐냐면 중요한 작업을 내는 것도 중요한데 자기가 좋아하는 거를 얼마큼 오래 하느냐도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각자의 인생에서 판단할 수 있는 거긴 한데 오래 하려면 돈이 (...) 그게 흔들리면 안 되거든요. 그랬을 때 당연히 어떤 되게 다양한 요소들이 있겠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거를 알고 본인이 본인 감각으로 봤을 때 이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본인 취향이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경준 저도 태식님한테 배운 건데 저는 그냥 사진만 진짜 잘 하려고 했었거든요. 사진 책만. 진짜 다른 건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어요. 옷 뭐 이런 것도 그냥 대충 돈 되는 대로 사는 거고 이랬는데 예전 한 3-4년부터 계속 느끼는 게 태식님 만나면서 내가 소비하는 모든 것이 다 사진으로 나온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진짜 자기, 제 본능은 그냥 집 앞에 있는 스타벅스 가고 싶은데 고르고 골라서 예쁜 카페 가고. 그러니까 “큐레이팅 잘하는 가구나” (하고 보고.) 돈도 없는데 뭐 괜찮은 조명, 엄청 시간이 오래 걸려서 먹는 것도 그냥 귀찮아서 아무거나 먹고 싶은데 제 취향을 찾아서 뭐 먹고. (이런 식으로) 엄청 작은 것도 소비하는 것들이 다 몸에 들어온다고 생각해서 옷 음악 인테리어 이런 거 전부 다 세심하게 노력하려고 하는 거

태식 그런 것 같아요. 오늘도 기분이 좋은 게 있을 거고 기분 안 좋을 때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근데 그 이유를 알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취향을 알게 되면이라기보다는 내가 지금 좋아 근데 이게 왜 좋은지를 설명할 수 있다라는 게 생기는 것 같고 나 지금 이게 불편해 근데 왜 불편한지를 얘기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냥 나 그냥 기분이 그래 이런 것보다는 스스로를 더 알게 되니까 조금 더 그 중심을 잡아야 될 때 좀 잘 잡힌다고 해야 되나. 오히려 처음 말씀하셨던 메타인지가 더 잘 되는 느낌이 있어요. 취향을 알면서

민하 그럼 태식님은 취향을 발굴한 것 중에 되게 사소한 사례가 있다면 얘기해 주실 수 있어요?

태식 양말? 양말은 무조건 검정색깔 유니클로를 신고

민하 왜요? 그게 좋아요?

태식 가성비랑 튼튼한 게 달라요. 그리고 버려도 아깝지가 않고 그러니까 엄청 사소한 것까지 저는 다 이유가 있어요. 면봉을 써야 되는데 그 나무 면봉이어야 되는 이유가 있어. 잘 안 부러져요.

태식의 취향

대성 솔직히 사진을 잘한다는 것이 모호한 질문이에요. 잘한다는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사람들 마다 사진과 관계를 맺는 방법이 다르고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난 아마추어사진가나 사진보다 카메라에 더 관심을 가진 사람들도 존중해요. 그들은 나름 자신들의 방식으로 사진을 잘 하고 있죠. 즉 사진을 잘 할려면 필요한 능력은 즐겁게 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민하 저는 일상을 충실히 사는 것이요. 모든 성실히 최선을 다하는 것은 습관이 되어요. 집이 깔끔해야 사진이 잘 찍힌다. 그래서 오늘 (용기내서) 방청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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